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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가 싸고, 디지털노마드 비자도 길게 나오는 나라를 찾았다고 치자.
“여기면 한 달에 100만 원이면 되겠는데?” 엑셀에 숫자를 쫙 적어본다.
그리고 실제로 가서 6개월쯤 지나면, 이런 말을 하게 된다.
“분명 계산상으론 괜찮았는데… 돈이 어디서 새는 거지?”
대부분은 월세·비자만 보고 나라를 고르는 순간부터 틀어진다.
디지털노마드는 집세보다 ‘숨은 고정비 + 이벤트성 비용’이 훨씬 무섭다.
오늘 글에서는 나라별로 달라지는 숨은 비용 항목을 쫙 깔아보고,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디지털노마드 국가별 숨은 비용 체크리스트까지 정리해본다.
왜 월세·비자만 보면 결국 망하는가
엑셀 예산표를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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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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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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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1년짜리 한 번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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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오, 한 달 100만이면 살겠네?”
문제는 여기서 빠진 항목들이 전부 현실에서 돈을 잡아먹는 괴물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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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나가는 코워킹·카페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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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연장할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 + 왕복 교통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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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결제·ATM 출금 때마다 빠지는 환전·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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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플 때의 병원 + 약값 + 보험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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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두 번은 거의 필수인 귀국 항공권
이 친구들은 예산표에서 빠져 있을 때는 아무 존재감이 없다가,
실제 삶에서는 한 방에 예산을 무너뜨리는 결정타가 된다.
그래서 디지털노마드 예산은 무조건 3단계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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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드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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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매달 나가는 고정·변동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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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체류 중간에 한 번씩 터지는 “이벤트성 비용”
1단계: 출국 전에 이미 지갑이 털리는 구간
출국 전 숨은 비용을 제대로 안 보면 “출발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한다.
1) 초기 세팅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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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태블릿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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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SSD, 허브, 보조배터리, 멀티어댑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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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용 가벼운 캐리어, 백팩, 파우치 등
이건 한 번에 수십만 원씩 나가는데, 대충 합쳐보면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이미 1~2개월치 생활비가 빠져나가는 셈이다.
2) 비자·서류·보험 스타트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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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신청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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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발급 비용 (영문 은행잔고, 범죄경력증명서, 공증, 번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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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가입하는 여행자보험 혹은 해외의료보험 초기 납부액
특히 노마드 비자·장기체류 비자는
“수수료 + 대행 수수료 + 공증/번역 비용”까지 합치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 된다.
2단계: 현지에서 매달 새는 ‘보이지 않는 고정비’
이제 본 게임이다. 여기서 대부분이 예산을 과소평가한다.
1) 코워킹·카페 비용
디지털노마드는 집에만 있으면 멘탈이 무너진다.
결국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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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워킹 스페이스 월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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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잘 터지는 카페 카공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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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에어컨·와이파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는 비용
월세는 50만 원인데,
코워킹 + 카페로 30~40만 원이 추가로 나가는 상황도 얼마든지 나온다.
2) 통신 · 데이터 · V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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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유심/ESIM + 무제한 데이터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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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뱅킹·OTT를 위한 V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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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터지지 않는 인터넷 때문에 쓸데없이 쓰는 데이터 추가 요금
특히 한국 OTT·뱅킹 때문에 VPN을 써야 한다면,
월 몇만 원씩 고정비로 붙는다고 보면 된다.
3) 결제·ATM 수수료·환율 손실
이건 보통 엑셀에 안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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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결제 카드 수수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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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출금 수수료 (현지 ATM + 한국 카드사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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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애매한 날 몰아서 환전하다가 보는 손해
예를 들어 한 달에 150만 원 정도를 긁고 뽑는다고 치면,
수수료·환차손으로만 몇만 원에서 10만 원 가까이 나갈 수 있다.
이건 그냥 눈에 안 보이는 “세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4) 의료비 + 보험의 빈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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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장염·피부 트러블 같은 사소한 병원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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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통증 클리닉, 물리치료 같은 예상 못한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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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이 안 먹히는 구간에서의 현금 박치기
특히 동남아처럼 생활비는 싼데,
외국인 기준 병원비가 생각보다 비싼 나라들이 많다.
한 번 병원 갔다 왔는데, 한 달 카페비가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
3단계: 장기 체류 중간에 터지는 ‘이벤트성 지출’
이게 진짜 무섭다.
“한 번만 쓰는 돈이니까…” 하다가 예산 전체를 뒤흔든다.
1) 비자 연장 · 국경 런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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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연장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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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하러 이동하는 교통비 + 숙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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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런(근처 나라 다녀오기) 항공권 + 숙소 + 식비
연장 한 번에 수십만 원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걸 연 1~2회만 해도, 한 나라에 1년 체류 기준 한 달치 생활비가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2) 귀국 항공권 · 가족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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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가족 행사·친구 결혼식 때문에 갑자기 들어오는 귀국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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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현지 왕복 항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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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기간 동안의 여분 생활비
많은 노마드들이 “1년에 한 번 정도는 한국 들어가야지”라고 말하지만,
예산에는 그 왕복 항공권 + 한국 체류비가 안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3) 장비 교체 · 수리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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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수리·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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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파손·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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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 마우스, 케이블 등 잔소모품
특히 노트북이 나가버리면,
“수입이 끊기는 리스크 + 장비 비용”이 동시에 터진다.
이건 그냥 별도의 “장비 비상금” 항목으로 잡아놔야 한다.
월세·비자만 볼 때와 ‘숨은 비용’까지 볼 때의 예산 차이
아주 단순한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
(실제 금액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예시라고 보면 된다.)
당신이 엑셀에 적은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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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5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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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4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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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코워킹: 0 (집에서 일할 거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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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1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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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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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120만 원 → “오, 괜찮은데?”
실제로 3개월 살아보면 붙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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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워킹 + 카페: 3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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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 VPN: 7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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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환차손: 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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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국: 평균 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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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액티비티·모임: 15만
→ 숨은 비용만 60~70만 원
→ 실제 총합: 180~190만 원
“한 달 120만이면 살 수 있다”던 나라가
어느 순간 “최소 180은 있어야 안 불안한 나라”가 돼버리는 거다.
국가별로 달라지는 ‘대표 숨은 비용 포인트’
여기서 중요한 건,
어느 나라가 싸냐가 아니라, “이 나라는 뭐가 특히 비싸냐”를 보는 거다.
대표적인 패턴만 간단히 보자.
1) 동남아·발리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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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월세·식비·교통비가 비교적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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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비용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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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프리미엄(핫스팟 카페·레스토랑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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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워킹 스페이스 월사용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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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비수기/성수기 항공권 폭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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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보험 공백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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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포인트
→ “집은 싼데, 노마드답게 살려고 나가면 돈이 샌다”
2) 유럽(포르투갈 등)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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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치안·생활 인프라·걷기 좋은 도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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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비용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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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외식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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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전기·교통 등 공공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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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세금 구조(노마드 비자, 현지 소득 신고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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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포인트
→ “살기는 좋은데, 한 달에 천천히 새는 돈이 많다”
3) 저세율·저비용 국가(조지아 등)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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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세금·생활비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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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비용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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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한국어 의료 접근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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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서비스(커피, 좋은 식당, 수입품) 가격이 의외로 비쌀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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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체류 관련 정보 부족에 따른 대행·컨설팅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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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포인트
→ “엑셀에선 완벽한데, 실제 정보 부족 때문에 이상한 데 돈이 새는 느낌”
디지털노마드 국가별 숨은 비용 체크리스트
이제 가장 중요한 부분.
아래 항목을 나라별로 채워 넣으면,
“월세·비자만 보고 결정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각 국가를 후보에 올릴 때마다, 이 표를 복사해서 채운다고 생각해보자.
1. 출국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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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장비 업그레이드 예상 비용: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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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어·백팩·기타 여행 장비: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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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 신청·수수료·대행료: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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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류 발급(공증·번역·증명서 등):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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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국 전 여행자보험 / 해외의료보험 시작 비용: ______원
2. 매달 고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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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세(관리비 포함 여부 확인):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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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워킹 스페이스 / 카페 예산: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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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유심·데이터 / ESIM / 홈 인터넷: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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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PN 필요 여부 + 예상 비용: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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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대중교통 + 택시):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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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식비(배달 vs. 직접 요리 비율):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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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 구독 서비스(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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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반복 구독(노션, 클라우드, AI툴 등): ______원
3. 수수료·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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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결제 카드 수수료율: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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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M 출금 수수료(1회당):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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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예상 결제/출금 총액: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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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이 불리할 때를 대비한 환차손 버퍼: ______원
4. 의료·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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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병원 1회 방문 평균 비용(진료 + 약):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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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응급 상황 시 예상 비용: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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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가입한 보험이 이 나라에서 어느 정도까지 커버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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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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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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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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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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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이 안 되는 구간(공백 기간) 체크: 기간 ______, 리스크 ______
5. 비자·체류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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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 연장 수수료: 1회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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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장 시 이동해야 하는 도시·기관: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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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따른 교통비 + 숙박비: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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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 런 필요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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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시 최소 1회 비용(항공 + 숙박 + 기타):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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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귀국·이동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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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기준 한국 ↔ 해당 국가 왕복 항공권 평균: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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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지인 이벤트(결혼, 장례 등)로 인한 비상 귀국 가능성: ______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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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변경(다른 노마드 국가로 이동) 시 예상 이동 비용: ______원
7. 장비·업무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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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핸드폰 고장 시 교체 비용: ______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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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국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지 여부: 예 /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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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비 비상금(최소 1대 교체 기준)으로 따로 떼어둘 금액: ______원
장기 체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진짜 기준
결국 디지털노마드에게 중요한 건
“이 나라가 싸냐, 비싸냐”가 아니라,
1년 동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총 비용 구조가
실제 생활 패턴과 맞물려 있느냐의 문제다.
월세·비자만 보고 고르는 사람은
항상 이렇게 결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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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산한 것보다 1.5배는 더 쓰는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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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분명 맞게 잡았는데, 왜 잔고는 자꾸 줄지?”
반대로, 숨은 비용 체크리스트까지 돌려본 사람은
출국 전에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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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카페·코워킹이 많이 붙을 테니까 예산을 더 넉넉히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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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비자 연장이 빡세니까, 6개월까지만 머물고 다음 나라로 넘어가자.”
-
“의료비가 부담이라서, 여기서는 무리하게 운동·액티비티를 줄이자.”
디지털노마드는 “멋져 보이는 삶”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에 가깝다.
월세와 비자만 보던 시야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서,
이 체크리스트로 국가별 숨은 비용을 먼저 비교해보자.
그러면 “가장 싸 보이는 나라”가 아니라,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나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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